퇴근 무렵이었다. 어떤 아주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잘 모르는 목소리였다. 95년 초등학교 개명 때 내게서 이름을 지은 학생 엄마라고 하였다.

"왜! 무슨 일이 있습니까?"라고 하자, 진작 연락을 드리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생활이 바빠 이제 전화를 한다고 하였다. 그 아주머니는 꼭 저녁 대접을 하겠다고 했고, 황금동에 있는 일식집으로 나를 초대했다. 아주머니는 밝은 표정으로 들어와 선생님께 너무 고맙고 평생을 두고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개명 기간에 이름을 바꾼 아이가 성격이 너무 밝아지고 공부도 잘 하고 너무 너무 적극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름을 바꾸기 전에는 말도 없고 공부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항상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으며 매사에 소극적인 생활을 하였다고 했다. 그런데 이름을 바꾼 뒤로 너무너무 생활이 달라져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덕이라고 인사를 거듭하는 것이었다.

기분이 무척 좋았다. 남이 자기 자신을 알아줄 때 얼마나 기분이 좋은가.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데 자식 이름만큼은 평생 사용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